전통 한방 제약사 익수제약이 젊은 소비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이색 마케팅에 나섰다.
여름철 대표 체험 행사로 자리 잡은 한국민속촌의 '심야공포촌'과 협업으로 브랜드의 고정된 이미지를 전환하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나선 것.
익수제약은 8월 중 한국민속촌에서 열린 여름 축제 '심야공포촌' 행사에 참여, 부스를 운영하고 주력 제품인 용표우황청심원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체험형 마케팅을 전개했다. 6일간 운영 기간 동안 약 2000여명이 해당 부스를 찾았는데, 이 중 2030세대 비율이 80%에 달한 것으로 회사는 집계했다.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익수제약은, 우황청심원과 익수공진단 등 전통 한방 의약품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제약사다.
고정된 소비층이 중·장년층으로 인식돼온 만큼,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은 브랜드 지속성과 외연 확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혀왔다.
이번 협업은 그런 측면에서 ‘전통’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화 콘텐츠와 의약품 브랜드가 만난 실험적 시도였다.
이번 협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전통 한방제약사와 민속 문화 콘텐츠 간의 이질감 없는 결합 덕분이다.
한방 의약품을 주력으로 하는 익수제약과 조선 시대를 테마로 한 한국민속촌은, ‘전통’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한다.
단순한 스폰서십이나 행사 지원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과 체험 콘텐츠가 조화를 이룬 기획이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었다는 평가다.
무속신앙, 귀신, 조선 배경의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공포 체험 속에서, 우황청심원이 지닌 진정·완화 효과는 자연스럽게 각인될 수 있었다.
익수제약은 '불안을 설렘으로'라는 키 메시지를 설정하고, 공포 체험에서 유발되는 긴장, 두근거림, 심리적 불안 등의 감정을 우황청심원의 주요 효능인 심신 진정, 긴장 완화와 연결 지었다.
현장에는 ▲체험 부스 ▲공포 분위기의 포토존 ▲제품 정보 연계 설문조사 ▲샘플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 방문객들이 몰입감 있는 경험을 하면서도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일부 체험객들은 SNS에 "무서움 속에서도 의외의 유쾌한 순간이 있었다", "공포 체험과 약이 이렇게 찰떡일 수 있다니" 등의 후기를 남기며 인증샷을 공유했고, 관련 게시물은 행사 종료 후에도 확산 중이다.
익수제약은 "무겁고 경직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이번 기획이 효과적으로 작동했다"며 "한방 제품도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용표우황청심원 부스 모습. [사진=익수제약]](https://cdn.mkhealth.co.kr/news/photo/202508/74845_82760_2535.jpg)
한방 의약품은 오랜 시간 동안 전통과 효능을 강조해온 만큼, 자연스럽게 연령대가 높은 소비자 중심으로 마케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건강 관리의 일상화', '스트레스·불안 대응 수요', '셀프케어 트렌드' 등이 대두하면서 한방 제품을 포함한 건강기능 관련 시장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우황청심원은 수험생, 취업준비생, 발표를 앞둔 직장인 등, 긴장 상황을 마주한 젊은 세대의 일상 속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황청심원은 전 연령층이 복용 가능한 일반의약품으로, 특정 연령층에 국한할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 접점과 결합해 MZ세대와 브랜드 간 접촉면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업은 기업 브랜드 이미지와 문화적 콘텐츠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단순 제품 홍보를 넘어, 체험형 콘텐츠로 제품의 속성과 감정을 연결 짓고, 소비자 자발적 확산(SNS, 후기, 바이럴 등)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편, 한국민속촌의 공포 테마 행사 '심야공포촌'은 당초 종료 예정일이었던 8월 중순에서 31일까지 연장 운영을 마쳤다.
이달 13일부터는 가을 시즌 축제 '귀신사바 귀신놀이'를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어서 향후 또 다른 브랜드와 협업 사례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